
고양이 중성화 수술은 비교적 안전한 수술이지만, 진짜 중요한 건 수술 자체가 아니라 수술 후 일주일이다.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회복 속도와 합병증 위험이 크게 달라진다. 우리 집 고양이도 중성화 후 셋째 날에 갑자기 식음을 전폐해서 새벽에 응급실에 갔던 적이 있다. 미리 알았다면 당황하지 않았을 일이다.
중성화 수술 후 시간대별로 무엇이 일어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했다. 수술 전에 미리 읽어두면 당황하는 일이 크게 줄어든다.
수술 직후 첫 2시간
마취에서 깨어나는 시기다. 이때 가장 흔하게 보이는 모습은 비틀거리거나 균형을 못 잡는 행동이다. 의식은 돌아왔지만 몸이 마취 약물의 영향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때 절대 만지거나 안아주면 안 된다. 본능적으로 발버둥치다가 수술 부위가 벌어질 수 있다. 조용하고 어두운 공간에 케이지째로 두고 옆에서 지켜보는 게 가장 좋다.
물이나 사료는 주지 않는다. 마취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먹으면 토할 수 있고, 토사물이 기도로 들어가면 폐렴이 생긴다.
수술 후 12시간 이내
이 시기에는 통증으로 인해 평소와 다른 행동이 나타난다. 구석에 숨거나, 평소보다 조용하거나, 골골송을 끊임없이 내는 경우도 있다. 골골송은 행복해서가 아니라 통증을 스스로 달래기 위한 행동이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진통제는 시간을 정확히 지켜서 먹여야 한다. 조금 나아 보인다고 약을 거르면 다시 통증이 올라온다. 한 번 통증이 심해지면 진통제로 잡기가 더 어렵다.
물은 마취가 완전히 풀린 후 조금씩 줄 수 있다. 사료는 가능하면 6시간 이상 기다린 후 평소 양의 절반만 주는 것이 안전하다.
수술 후 1일차에서 3일차
가장 위험한 구간이다. 식욕이 떨어지고 활동량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기간에 이상 신호가 나오면 빨리 잡아야 한다.
다음 증상이 보이면 즉시 병원에 연락해야 한다. 식음 전폐가 24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수술 부위에서 진물이나 출혈이 보이거나, 호흡이 가빠지거나, 체온이 너무 낮거나 높은 경우다.
특히 비만 고양이는 이 시기에 지방간이 올 수 있다. 24시간 이상 사료를 입에 대지 않으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으로 가야 한다.
수술 부위는 하루 두 번 정도 육안으로 확인한다. 절대 만지거나 닦지 않는다. 살짝 부어 있는 건 정상이지만 검붉은 진물이나 고름이 보이면 감염 신호다.
수술 후 4일차에서 7일차
회복이 본격화되는 시기다. 식욕이 돌아오고 활동량도 늘어난다. 하지만 이 시기가 또 다른 위험 구간이다. 컨디션이 좋아지면 고양이가 점프를 하거나 격하게 움직이려고 한다.
점프나 뛰어다니는 행동은 수술 부위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일주일은 막아야 한다. 캣타워나 침대 위로 올라가지 못하게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 시기에 가장 자주 일어나는 사고는 고양이가 수술 부위를 핥거나 뜯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칼라(넥카라)를 풀어주고 싶어도 적어도 7~10일은 채워둬야 한다. 한 번 핥기 시작하면 봉합사가 풀리고 다시 수술해야 한다.
수술 후 7일에서 10일
봉합사 제거 시기다. 자가 흡수 봉합사를 쓴 경우는 따로 제거가 필요 없지만, 일반 봉합사를 쓴 경우 병원에서 제거한다.
이 시점에 수술 부위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 깨끗하게 아물었다면 넥카라를 풀어줄 수 있다. 다만 일부 고양이는 봉합사 제거 후에도 그 자리를 계속 핥기 때문에 며칠 더 관찰이 필요하다.
활동도 점진적으로 늘려갈 수 있다. 하지만 격한 놀이는 2주 후부터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
수술 후 한 달 동안 변하는 것
중성화 후 한 달 정도 지나면 행동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수컷의 경우 영역 표시 행동이 줄고, 발정기 울음도 사라진다. 암컷은 발정 주기가 없어진다.
식욕은 오히려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호르몬 변화로 인해 비만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사료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보통 평소보다 10~20% 정도 줄이는 게 적당하다.
성격도 약간 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더 차분해지고 사람을 잘 따르게 되지만, 개체에 따라 변화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묘견일기 한줄평
중성화 수술 자체보다 중요한 건 수술 후 일주일이다. 첫 3일은 식음 전폐를 주의하고, 4일차부터는 점프와 핥기를 막아야 한다. 시간대별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미리 알고 있으면 당황하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Q. 중성화 수술 후 며칠 만에 정상으로 돌아오나요?
대부분 일주일 내로 평소 식욕과 활동량을 회복한다. 완전한 회복은 2주 정도 걸리며, 호르몬 안정은 한 달 정도 필요하다.
Q. 넥카라를 며칠이나 채워야 하나요?
최소 7일에서 10일이다. 봉합사 제거 후 수술 부위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 채워두는 게 안전하다. 빨리 풀어주면 핥아서 다시 수술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Q. 수술 후 사료를 안 먹으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24시간이 기준이다. 그 이상 식음을 전폐하면 병원에 연락해야 한다. 비만 고양이는 12시간만 굶어도 지방간 위험이 있으니 더 빨리 조치가 필요하다.
Q. 수술 후 다른 고양이와 함께 있어도 되나요?
회복 기간 동안은 분리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른 고양이가 호기심에 수술 부위를 핥거나, 놀이로 발전하면서 수술 부위에 무리가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