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묘 신부전 많이 생기는 원인과 대비책을 알아보자

10살 이상 고양이 셋 중 하나는 만성 신장병을 앓고, 15살이 넘으면 절반에 가깝다고 한다. 진단이 늦으면 이미 신장 기능 70% 이상이 망가진 뒤라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데, 일찍 알아채려면 매년 혈액·소변 검사를 챙기고 물 섭취량과 화장실 횟수만 잘 살펴도 위험 신호를 잡을 수 있다.

우리집 고양이가 어느 순간부터 물그릇을 너무 자주 찾았다.

처음엔 더워서 그런가 싶었다.

겨울인데도 똑같길래 그제야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더라.

병원에서 피검사하니 신장 수치가 이미 올라가 있다는 말을 들었던 게 작년 봄이었다.

그때부터 신부전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게 됐다.

노령묘에게 왜 이렇게 신부전이 흔할까

고양이는 원래 사막에서 살던 동물의 후손이라고 한다.

물을 거의 안 먹어도 버틸 수 있게 진화한 대신 신장이 평생 고강도로 일을 한다.

쉽게 말하면 신장이 평생 풀가동 상태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수록 그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

연령대만성 신장병 유병률 추정
7~10세약 10% 안팎
10~15세약 30% 안팎
15세 이상약 40~50%

한국수의영양학회 자료나 해외 임상 데이터를 봐도 비슷한 흐름이다.

노령으로 갈수록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다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여기다.

사료가 나빠서 그런 것 아니냐, 물을 안 마셔서 그런 것 아니냐 한 가지 원인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

실제로는 여러 요인이 겹쳐서 진행된다고 봐야 한다.

  • 수분 섭취 부족이 만성적으로 쌓이는 경우
  • 치주 질환에서 시작된 세균이 혈류 타고 신장에 영향을 주는 경우
  • 잦은 마취나 약물 대사 부담
  • 유전적 소인 (페르시안, 메인쿤 계열에서 다낭성 신장 질환 보고가 많다)
  • 고혈압이나 갑상선 항진증 같은 동반 질환

치아 관리가 신장과 연결된다는 점이 가장 의외였다.

잇몸에서 출발한 염증이 결국 콩팥까지 간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다.

초기에 알아채려면 어떤 신호를 봐야 하나

증상이 눈에 띌 정도면 이미 늦은 단계라는 말이 가장 무섭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데도 안에서는 이미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단계흔히 나타나는 변화
아주 초기물 그릇을 자주 찾음, 소변 양 증가
중기식욕 감소, 체중이 슬슬 빠짐, 털 윤기 저하
후기구토, 입냄새가 암모니아 같음, 무기력

초기 단계에서는 정말 미묘하다.

평소보다 물그릇을 자주 본다 싶을 때가 이미 신호일 수 있다.

화장실에 모래 굳은 덩어리가 평소보다 커졌다면 그것도 단서다.

매년 정기검진이 가장 확실한 대비책이다

보호자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혈액에서 SDMA라는 수치가 일반 크레아티닌보다 훨씬 일찍 신장 이상을 잡아낸다고 한다.

기능이 25% 정도만 떨어져도 SDMA가 먼저 올라간다는데 크레아티닌은 75% 망가져야 반응한다.

차이가 너무 크다.

  • 7세 이후 1년에 한 번 혈액검사+소변검사
  • 10세 이후 6개월에 한 번씩 권장하는 병원이 많음
  • SDMA 검사 포함된 패키지로 요청하면 됨
  • 혈압 측정도 함께 (고혈압이 신장을 더 망가뜨림)

비용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보통 10만 원 안팎이다.

한 번 망가지면 평생 약 먹이고 처방식 먹여야 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검진 비용이 훨씬 싸다.

평소 생활에서 챙길 수 있는 것들

정기검진과 별개로 일상에서 신장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가장 기본은 물을 많이 마시게 만드는 환경이다.

  • 정수기형 물그릇이 도움 된다 (흐르는 물에 반응하는 고양이가 많음)
  • 물그릇을 집 안 여러 곳에 분산 배치
  • 습식 사료 비율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 사료에 따뜻한 물 살짝 부어주는 것도 방법
  • 화장실은 두 마리면 세 개 원칙 (소변량 관찰 쉬워짐)

처방식을 미리 먹일 필요는 없다.

건강한 고양이에게 신장 처방식은 오히려 단백질이 부족할 수 있다.

진단을 받은 후 수의사 처방대로 가야 안전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어린 고양이도 신부전이 올 수 있나?

가능하다.

선천적인 다낭성 신장 질환이나 감염, 중독으로 어린 나이에도 발병한다.

나리꽃이나 부동액 같은 독성 물질을 핥기만 해도 급성 신부전이 올 수 있다.

Q. 한 번 진단받으면 얼마나 사나?

단계에 따라 다르다.

IRIS 1~2단계에서 발견하면 몇 년 이상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다.

3~4단계는 예후가 더 어려운 편이다.

Q. 사료를 바꾸면 신장이 좋아지나?

건강한 고양이의 사료 변경만으로 신장이 좋아진다는 근거는 약하다.

진단 후 처방식은 효과가 입증되어 있지만 예방 목적의 처방식은 권장되지 않는다.

Q. 물을 안 마시는 고양이는 어떻게 해야 하나?

습식 캔이나 츄르 같은 수분 많은 간식을 활용하는 게 현실적이다.

정수기형 분수도 효과가 꽤 있다.

Q. 보험으로 검진 비용이 커버되나?

대부분 펫보험은 예방 목적 검진은 제외한다.

진단 후 치료비는 상품에 따라 일부 보장된다.

가입 전 약관 확인이 필수다.


집사로 산다는 게 결국 평생 신장 걱정과 같이 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 멀쩡해 보일 때 한 번씩 챙겨주는 게 가장 큰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검진 미루지 말고 올해 안에 한 번 다녀오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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